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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폐암 알아가기(1) : 비소세포암 대한 모든 것

by 로아* 2025.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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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흔한 폐암이지만, 증상 없이 자라 뼈와 뇌로 전이된 후에야 발견되기도 합니다. 소리 없는 침묵으로 다가와 삶을 위협하는 것, 그것이 비소세포암의 진짜 무서움입니다.

폐암의 85%,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모든 것 (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폐암 진단을 받으면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혼란에 빠집니다. 하지만 폐암이라는 큰 이름 속에는 서로 다른 성격과 특징을 가진 여러 종류의 암이 존재하며, 이를 구분하는 것이 치료의 첫걸음입니다. 폐암은 현미경으로 본 암세포의 크기와 형태에 따라 크게 '비소세포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 NSCLC)'과 '소세포폐암(Small Cell Lung Cancer, SCLC)'으로 나뉩니다.

이 중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의 약 85%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형태입니다. 이름처럼 암세포의 크기가 작지 않으며, 소세포폐암에 비해 비교적 성장 속도가 느리고 주변 조직으로 퍼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소세포폐암 역시 단일 질환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여러 아형(subtype)으로 나뉘며, 어떤 아형인지에 따라 치료 전략과 예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조직학적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오늘은 폐암의 가장 대표적인 얼굴, 비소세포폐암의 종류와 특징, 그리고 최신 치료 경향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겠습니다.

<비소세포폐암 탐구 목차>

  • 비소세포폐암의 주요 삼총사: 아형(亞型)별 특징
     선암 (Adenocarcinoma)
     편평상피세포암 (Squamous Cell Carcinoma)
     대세포암 (Large Cell Carcinoma)
  • 진단과 병기 설정: 치료의 나침반
  • 최신 치료 전략: 맞춤 의학의 시대

1. 비소세포폐암의 주요 삼총사: 아형(亞型)별 특징

비소세포폐암은 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크게 세 가지 주요 아형으로 분류됩니다.

1) 선암 (Adenocarcinoma)

선암은 비소세포폐암 중 가장 흔한 종류로, 약 50~60%를 차지합니다. 폐의 선(gland)세포, 즉 점액 같은 물질을 분비하는 세포에서 기원하며 주로 폐의 가장자리, 즉 폐의 말초 부위에서 발견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흡연과 관련이 적다고 알려졌으나, 흡연자에게도 흔히 발생하며, 특히 비흡연자에게 발생하는 폐암의 대부분이 바로 이 선암입니다. 성장 속도가 비교적 느린 편이라 증상 없이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합니다.

선암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특정 **유전자 변이(EGFR, ALK, ROS1 등)**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이는 표적항암제라는 '스마트 미사일' 같은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어, 최근 폐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2) 편평상피세포암 (Squamous Cell Carcinoma)

선암 다음으로 흔한 형태로, 비소세포폐암의 약 25~30%를 차지합니다. 기관지를 덮고 있는 편평한 모양의 상피세포에서 발생하며, 흡연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발생 위치는 선암과 반대로 폐의 중심부, 즉 굵은 기관지 근처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종양이 커지면서 기관지를 막아 기침, 객혈,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비교적 일찍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선암에 비해 유전자 변이 발견율은 낮지만, 최근에는 면역항암제에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3) 대세포암 (Large Cell Carcinoma)

비소세포폐암의 약 5~10%를 차지하는 드문 형태입니다. 이름 그대로 암세포가 크고, 현미경으로 보았을 때 선암이나 편평상피세포암의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미분화'된 암을 말합니다.

폐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일반적으로 성장과 전이가 빠른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 다른 아형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은 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단이 까다롭고 치료법 선택에도 어려움이 따랐으나, 최근 분자유전학적 기술의 발달로 일부 대세포암을 다른 아형으로 재분류하거나 새로운 치료 표적을 찾아내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2. 진단과 병기 설정: 치료의 나침반

비소세포폐암의 치료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과 병기 설정이 필수적입니다. 조직검사(생검)를 통해 암세포를 채취하여 아형을 확진하고, CT, PET-CT, 뇌 MRI 등의 영상 검사를 통해 암의 크기와 주변 침범 정도, 림프절 및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종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병기를 1기(초기)부터 4기(말기)까지 결정하는데, 이는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 즉 치료의 나침반 역할을 합니다.

3. 최신 치료 전략: 맞춤 의학의 시대

비소세포폐암의 치료는 병기와 아형, 환자의 전신 상태, 그리고 유전자 변이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초정밀 맞춤 치료'**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 초기 (1~2기): 암이 폐에 국한된 상태로, 수술적 완전 절제가 가장 중요한 치료법입니다. 수술 후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보조적으로 항암화학요법이나 방사선 치료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 국소 진행성 (3기): 수술이 가능한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는 항암화학요법과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표준 치료입니다. 최근에는 이 치료가 끝난 후 재발을 막기 위해 1년간 면역항암제를 투여하는 유지요법이 도입되어 생존율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습니다.
  • 전이성 (4기): 과거에는 항암화학요법 외에 뾰족한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치료 환경이 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조직검사에서 특정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면, 해당 유전자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합니다. 알약 형태라 복용이 편리하고,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으면서 반응률은 월등히 높습니다. 유전자 변이가 없더라도 면역항암제가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몸의 면역세포를 활성화시켜 암세포를 공격하게 만드는 원리로, 일부 환자에게서 장기 생존의 가능성을 열어주었습니다.

결론적으로, '비소세포폐암'은 더 이상 하나의 거대한 벽이 아닙니다. 선암, 편평상피세포암, 대세포암 등 각기 다른 얼굴을 가졌으며, 분자유전학적 진단을 통해 우리는 이제 그 얼굴을 명확히 구분하고 가장 효과적인 무기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밀한 진단과 맞춤 치료를 통해 비소세포폐암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습니다.


자료 참고: 국립암센터 국가암정보포털, 대한폐암학회, 대한종양내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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