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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유방암의 종류(2) : 침윤성 소엽암 (Invasive Lobular Carcinoma, ILC) 침묵의 그림자, 유방암의 또 다른 얼굴

by 로아* 2025. 6.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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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침윤성 소엽암이란 무엇인가요?
    • 유방암의 두 번째 흔한 유형
    • 침윤성 유관암과의 차이점
    • 독특한 성장 패턴
  2. 침윤성 소엽암, 왜 진단이 더 어려울까요?
    • 증상의 비특이성
    • 영상 검사에서의 특징
  3. 치료 전략: 침윤성 소엽암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 수술: 광범위 절제의 고려
    • 방사선 치료: 보조적 역할
    • 호르몬 치료: 매우 중요한 치료 옵션
    • 항암화학요법 및 표적 치료
  4. 침윤성 소엽암의 예후와 재발 패턴
    • 일반적인 예후
    • 지연성 재발의 특징
  5. 침윤성 소엽암 환자를 위한 특별한 고려사항
    • 광범위한 진단 및 수술 범위 결정
    • 장기적인 추적 관찰의 중요성
    • 심리적 지지

1. 침윤성 소엽암이란 무엇인가요?

유방암은 다양한 유형으로 나뉘지만, 침윤성 유관암(Invasive Ductal Carcinoma, IDC) 다음으로 흔한 것이 바로 **침윤성 소엽암(Invasive Lobular Carcinoma, ILC)**입니다. 전체 유방암의 약 5~14%를 차지하는 이 유형은 침윤성 유관암과는 다른 임상적, 병리학적 특징을 가집니다. (이대여성암병원, 2017; mypathologyreport.ca, 2025)

유방암의 두 번째 흔한 유형

유방은 모유를 생산하는 **유선소엽(lobule)**과 생산된 모유를 유두로 운반하는 **유관(duct)**으로 구성됩니다. 침윤성 소엽암은 유선소엽을 이루는 세포에서 기원하여, 소엽의 기저막을 뚫고 주변 유방 조직으로 침범한 암을 의미합니다. 침윤성 유관암이 유관에서 시작되는 것과 대비되는 특징입니다.

침윤성 유관암과의 차이점

침윤성 소엽암은 침윤성 유관암과 여러 면에서 다릅니다.

  • 기원 세포: 유관암은 유관 세포에서, 소엽암은 유선소엽 세포에서 기원합니다.
  • 세포 형태 및 성장 패턴:
    • 침윤성 유관암: 비교적 덩어리(종괴)를 형성하는 경향이 강하며, 암세포들이 서로 뭉쳐서 자라는 특징을 보입니다.
    • 침윤성 소엽암: 암세포들이 흩어지거나 한 줄로 늘어서는(Indian file pattern) 독특한 성장 패턴을 보이며, 종괴를 명확하게 형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만져지는 덩어리가 없거나, 영상 검사에서도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흔합니다. (mypathologyreport.ca, 2025)
  • 다발성 및 양측성 빈도: 침윤성 소엽암은 한쪽 유방에 여러 개의 암 병변이 동시에 발생하는 다발성(multifocal/multicentric)이거나, 양쪽 유방에 동시에 또는 순차적으로 암이 발생하는 양측성(bilateral)의 빈도가 침윤성 유관암보다 더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대여성암병원, 2017; KUMEL, 2025)
  • 전이 양상: 침윤성 소엽암은 위장관, 복막, 난소, 뇌수막 등 일반적인 유방암 전이 부위 외에도 비전형적인 부위로 전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lobularbreastcancer.org, 2023)
  • 호르몬 수용체 양성률: 침윤성 소엽암은 침윤성 유관암에 비해 호르몬 수용체(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양성률이 매우 높습니다. 약 90% 이상에서 호르몬 수용체가 양성으로 나타나, 호르몬 치료에 대한 반응률이 높은 것이 특징입니다. (MD Anderson Cancer Center, 2024)

독특한 성장 패턴

침윤성 소엽암은 암세포들이 주변 조직 사이를 파고들며 마치 거미줄처럼 퍼져나가는 양상을 보여, 명확한 경계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만졌을 때 덩어리가 뚜렷하지 않고, 영상 검사에서도 놓치기 쉬운 이유가 됩니다. 때로는 유방이 딱딱해지거나 피부가 함몰되는 등의 비특이적인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2. 침윤성 소엽암, 왜 진단이 더 어려울까요?

침윤성 소엽암은 그 독특한 성장 패턴 때문에 조기 진단이 침윤성 유관암보다 어렵습니다.

증상의 비특이성

가장 흔한 유방암 증상인 '통증 없는 멍울'이 침윤성 소엽암에서는 잘 만져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암세포가 덩어리를 형성하기보다 주변 조직에 스며들듯 퍼져나가기 때문입니다. 대신 다음과 같은 비특이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유방의 전반적인 두께 증가 또는 단단해짐
  • 유방 모양이나 크기의 미묘한 변화
  • 유방 피부의 함몰 또는 주름
  • 유두의 함몰 또는 유방의 전반적인 부종 (염증성 유방암과 유사하게 보일 수도 있음)
  •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지만, 유방암 초기의 통증은 흔한 증상이 아닙니다.

영상 검사에서의 특징

  • 유방 촬영술 (Mammography): 침윤성 유관암에서 흔히 보이는 미세 석회화나 명확한 덩어리(종괴)가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신 **구조 왜곡(architectural distortion)**이나 비대칭적인 음영 증가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판독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KUMEL, 2025)
  • 유방 초음파 (Breast Ultrasound): 초음파에서도 명확한 덩어리가 아닌, 불규칙한 형태의 저에코(어둡게 보이는) 영역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유방 자기공명영상 (Breast MRI): 유방 자기공명영상은 침윤성 소엽암 진단에 가장 민감한 검사로 알려져 있습니다. 암의 정확한 범위와 다발성 병변 여부를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하여, 침윤성 소엽암이 의심되거나 진단된 경우 수술 전 필수적으로 시행됩니다. (이화여자대학교 영상의학교실, 2011)

이처럼 비특이적인 증상과 영상 소견 때문에 진단이 지연될 수 있으며, 진단 시 종양의 크기가 예상보다 큰 경우가 흔합니다.


3. 치료 전략: 침윤성 소엽암은 어떻게 치료하나요?

침윤성 소엽암의 치료는 침윤성 유관암과 유사한 원칙을 따르지만, 소엽암의 특성상 몇 가지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습니다. 암의 병기, 조직학적 특성, 호르몬 수용체 및 HER2 발현 여부, 환자의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다학제적 팀에 의해 치료 계획이 수립됩니다.

수술: 광범위 절제의 고려

  • 수술의 중요성: 암 덩어리(또는 암세포가 퍼진 부위)를 제거하는 수술은 침윤성 소엽암 치료의 핵심입니다.
  • 유방 보존술 vs 유방 전 절제술: 침윤성 소엽암은 암세포가 넓게 퍼져있는 경향이 있어, 유방 보존술이 가능한 경우가 침윤성 유관암보다 적을 수 있습니다. 유방 보존술을 시행하더라도 **절제면 양성(암세포가 절제된 조직 가장자리에 남아있는 경우)**의 가능성이 높으므로, 수술 중 신속 조직 검사를 통해 절제면 음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암세포가 유방 전체에 미만성으로 퍼져 있는 경우에는 유방 전 절제술이 더 적합한 경우가 많습니다.
  • 림프절 수술: 겨드랑이 림프절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시 림프절 생검술 또는 액와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합니다.

방사선 치료: 보조적 역할

유방 보존술을 시행한 경우, 남아있는 유방 조직 내의 미세 암세포를 제거하고 국소 재발률을 낮추기 위해 방사선 치료가 필요합니다. 유방 전 절제술을 한 경우에도 종양 크기가 크거나 림프절 전이가 심한 경우에는 재발 방지를 위해 방사선 치료를 고려합니다.

호르몬 치료: 매우 중요한 치료 옵션

침윤성 소엽암은 대부분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므로, 호르몬 치료가 매우 중요합니다. 수술 후 보조 요법으로 5~10년간 호르몬 억제제를 복용하여 재발 위험을 현저히 낮춥니다.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는 타목시펜(폐경 전후), 아로마타제 억제제(폐경 후) 등이 사용됩니다.

항암화학요법 및 표적 치료

  • 항암화학요법: 종양의 크기, 림프절 전이 여부, 그리고 호르몬 수용체 및 HER2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항암화학요법의 필요성을 결정합니다. 일반적으로 호르몬 수용체 양성이고 HER2 음성인 침윤성 소엽암은 항암화학요법에 대한 반응이 침윤성 유관암보다 좋지 않은 경향이 있어, 최근에는 **유전자 발현 검사(온코타입DX 등)**를 통해 항암치료의 이득이 있는 환자를 선별하는 추세입니다.
  • 표적 치료: HER2 유전자가 과발현된 경우(HER2 양성)에는 HER2 표적 치료제를 사용합니다. 침윤성 소엽암은 HER2 양성인 경우가 흔하지 않지만, 만약 HER2 양성으로 진단된다면 표적 치료가 매우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4. 침윤성 소엽암의 예후와 재발 패턴

침윤성 소엽암의 예후는 침윤성 유관암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KUMEL, 2025) 하지만 독특한 재발 패턴을 보입니다.

일반적인 예후

병기가 같을 때 침윤성 소엽암과 침윤성 유관암의 5년 생존율은 유사하거나 소엽암이 약간 더 좋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KUMEL, 2025) 그러나 소엽암의 특성상 진단 시 종양의 크기가 더 크거나 이미 림프절 전이가 진행된 상태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전체적인 예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지연성 재발의 특징

침윤성 유관암은 진단 후 초기 5년 이내에 재발하는 경우가 많지만, 침윤성 소엽암은 진단 후 5년 이상, 심지어 10년 이상이 지난 뒤에도 재발하는 지연성 재발의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lobularbreastcancer.org, 2023) 이는 암세포가 천천히 성장하고 주변 조직으로 스며들듯 퍼져나가기 때문으로 추정됩니다. 따라서 침윤성 소엽암 환자는 치료 후에도 장기적이고 꾸준한 추적 관찰이 매우 중요합니다.


5. 침윤성 소엽암 환자를 위한 특별한 고려사항

침윤성 소엽암 환자는 진단과 치료, 그리고 추적 관찰 과정에서 다음과 같은 사항들을 특별히 고려해야 합니다.

광범위한 진단 및 수술 범위 결정

  • 정확한 진단: 진단 시 유방 MRI와 같은 정밀 영상 검사를 통해 암의 정확한 범위와 다발성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수술 범위 신중 결정: 암세포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방 보존술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느 정도의 범위를 절제해야 하는지 의료진과 신중하게 논의해야 합니다. 절제면 음성 확보를 위해 추가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장기적인 추적 관찰의 중요성

지연성 재발의 특성 때문에 치료 후에도 다른 유방암 유형보다 더 오랜 기간 동안 정기적인 검진과 추적 관찰을 받아야 합니다. 정기적인 유방 촬영술, 유방 초음파, 유방 MRI, 혈액 검사 등을 통해 재발 여부를 꾸준히 확인해야 합니다.

심리적 지지

암 진단과 치료 과정은 모든 환자에게 어렵지만, 침윤성 소엽암은 진단의 어려움과 지연성 재발의 가능성 때문에 환자에게 추가적인 불안감을 줄 수 있습니다. 의료진과의 충분한 소통을 통해 질병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필요하다면 심리 상담이나 환우 모임을 통해 정서적 지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침윤성 소엽암은 유방암의 한 유형이지만, 그 특징과 임상 양상이 일반적인 유관암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이러한 특징들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맞춤형 진단과 치료, 그리고 장기적인 관리를 통해 침윤성 소엽암 환자들도 건강한 삶을 유지하고 극복할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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